
요즘 내사진을 찍을 일이 없어서 가끔 의식적으로라도 셀카를 찍어봐야겠다.
GPT에게 지난 한 주간에 내가 어땠느냐고 물어봤다. ‘얘가 어떻게 알겠어…’ 싶으면서도 호기심에 한번 물어봤는데, 놀랍게도 답을 해줬다. 얘기 보기에 지난주의 나는 다소 지친 기색이 강했다고 한다. 음 그러고 보니 지난주 내내 학원에서 몸이 헐어서 고생을 좀 했다.
그 와중에 여전히 심심해서 몸을 배배꼬았는데 GPT는 ‘외로움이 심심함을 핑계삼아 고개를 들었다.’ 고 표현을 했다. 세상에…
뭔가를 써야한다는 압박감이 계속 있다. 뭔가를 써서 잔뜩 쌓아놓고 싶은데, 아무래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감이 없다. 다행이 뭐라도 생각나면 줄줄 써나가는 정도는 되는데, 도무지 머릿속에서 쓸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게 문제다. GPT에게 종종 글감을 물어보기도 하는데, 이쪽 방면에서는 별 도움이 안된다.
이번주부터 내신대비를 시작해서 당분간 학원에서 딴짓을 못한다. 당장 오늘부터 수업준비를 해야 하고 이번 주말부터 수업을 해야 한다. 이제 슬슬 문법이 진도안으로 들어와서 공부할 것이 많다.
수업은 1시간 반 씩 두타임으로 이뤄져 있다. 그렇게 해서 3시간을 한 타임으로 치는가보다. 그런데 중1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1시간 반 동안 집중이 안되는 경향도 있고, 뭣보다 나도 힘들어서 45분 하고 5분 쉬고 45분을 하는 편인데 일요일에는 그걸 원장에게 걸려서 혼이 났다. 그런데 사실 1시간 반 동안 할 것도 없다. 교재에 있는 걸 충실하게 다 해도 보통 1시간이면 끝이 나니 괜히 중간중간 시간을 끌어야 한다. 왜 학원의 기본 수업시간이 1시간 30분이 된 걸까?
그러고보니 일요일엔 갑자기 대표가 식당을 예약해놓았다고 회식을 하자고 했다.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표시를 하라고 하는데, 1시간이 지나도 중등부에서는 아무도 참가의향이 없어서 고민하다 내가 참가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원장이 불러서, ‘중등부에서 세민쌤만 가니까 대표 삼아 다녀와줘요.’ 라고 전했다. 가보니 대표의 생일이었나 보다. 모인 사람들은 거의 50줄의 원장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술도 못마시니, 500한 잔 앞에 놓고 그냥 술시중이나 들다가 일찍 일어나려 했는데, 어쩐지 일어날 타이밍을 못잡아서 5시까지 있었다. 어쩌다 보니 마지막 멤버 셋이 남았는데, 둘 만 남기고 일어나기가 애매한 분위기였다. 3시 부터 계속 슬슬 일어나자고 운을 띄었는데 취한 선생님 중 한분이 계속 술을 시켰다. 나보다 1살 많은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계속 술을 시키고 혼자 말을 끊임없이 했다. 술버릇인가보다. 5시에 한 병 더 시키는 걸 보고 그냥 획 일어나 버렸다. 사람하고 좀 대화좀 해보고 싶다고 징징거렸는데, 막상 대화지옥에 갇히니까 너무 지겨웠다. 문득 ‘아 나한테 맞는 사람이 찾는게 힘든거구나’ 하고 새삼 뻔한 사실을 깨달았다. 남은 남녀 둘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오늘 출근해서 물어봐야겠다.
회식 자리에서 선생님들은 애들이 배우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고들 입을 모았는데, 별로 그런 느낌을 못받는 나로써는 ‘음 이래야 학원 강사를 하는 거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애들한테도. ‘난 니들 인생에 관심 없으니까 숙제를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고 알아서 해’ 라고 말하는 편이다. 실제로 검사도 안하고, 그러면 안되는 거였나?
그러고보니 이번주에 맥주를 좀 마셨다. 그래봤자 하루 한 캔인데, 요즘 왠지 기네스가 다시 맛있어져서 퇴근길에 한 캔 씩 사와서 마셨다. 4캔 사면 할인되는 걸 한번에 다 마셔버릴 것 같아서 굳이굳이 한 캔 씩 사온다. 그러고보니 학원 근처에 기네스 바가 하나 있던데, 오늘은 오는 길에 한 잔 만 마셔볼까?
어제는 병원을 다녀왔는데, 의사가 “많이 외로우신 것 같은데, 결국 그 외로움이 문제 아닐까요?” 라고 물었다. “그쵸, 근데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요. 어떻게 해보려고도 했는데, 부작용이 더 많더라고요. 경거망동할 나이고 아니고…” 라고 대답하니까, 왠지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래서야 원…
금요일인가, 토요일인가, 퇴근하고 집으로 네비를 찍었는데, 평소와는 다른 길로 안내를 했다. 뭔가 ‘새로운 우연이라도 일어나려고 하나?’ 싶은 마음에 피식거리며 오토바이를 몰았는데, 뭐 무사히 집에는 도착했다.
날이 덥다. 산책 좀 다니게 그만 더웠으면 좋겠다. 다음주엔 서순라길에서 맥주를 마실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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