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윤세민

제목202509162025-09-25 09:09
작성자 Level 10

스쿠터를 고쳤다. 베스파 공식 지점에서는 손도 안댔는 데, 지인들에게 상황을 알려 소개 받은 곳에서는 하루만에 고쳐놓았다. 그런데 찾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져서, 그 비를 맞으면서 덜덜 떨며 집으로 왔다. 언젠가 우중라이딩을 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폭우 속에서 하다니.. 오는 길에 폰이 꺼져버려서 그냥 운전에만 집중하면서 왔다. 재밌게 타고는 있는데 역시 오토바이는 아직 무섭다.

그래도 스쿠터를 고쳤으니 걱정은 하나 덜었다. 이번주에는 내내 비가 와 못 탈 것 같지만, 그래도 요즘 스쿠터로 출퇴근하는 재미가 좀 붙어있던 차였다. 그 외에는 낙이 별로 없다.

여행을 다녀오고, 몸이 한번 아프고, 리듬이 많이 깨졌다. 그 전에는 그래도 매일 아침 운동도 가고 식단도 하고 했는데 그 리듬들이 싹 깨지면서 몇 주를 영 쓰레기처럼 살았다. 게다가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지, 요즘엔 술을 마시면 다음날 하루 종일 골골거린다.

몸은 나았는데 영 출근이 힘든 지난 주였다. 시험이 다가오면서 다소 부담도 좀 되고, 신규가 많아서 전화상담도 좀 밀려있다. (전화상담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몸이 안 좋아진다. 아무래도 이 일은 상담때문에 오래 못할거 같다.) 그동안 회사에서 외주도 하고 글도 쓰고 딴 짓을 엄청 많이 했는데 앞으로는 좀 어려워질 예정이다. 아무래도 일들이 좀 더 생길 모양이다.

똑같은 말을 하는게 나도 유감스럽지만 돈이 도대체 어디로 새는지 알수가 없다. 아무것도 안하고 사는거 같은데도 이번달도 카드값이 100을 넘겼다. 할부가 쌓인 탓인가? 빚을 갚아야 하는데 매달이 마이너스라서 살 길이 막막하다. 그럼에도 어떻게 잘 살고 있기는 해서 정말 다행이긴 하다.

외주하기 싫다고 징징거리고, 실제로 들어온 외주가 많이 까기도 깠는데, 돈없어서 징징거린 다음 날 또 외주가 들어왔다. 열어보니 좀 더러운 보드라, 안하겠다고 했는데, 천천히 해도 된다고 해서 그냥 받았다. 그리고 과연 천천히 하고 있다. 하루에 한 30 슬라이드 정도? 돈으로 환산하면 4만원정도 버는가 보다. 급여 외 수당인데 이 정도도 감지덕지지, 뭐,

글을 쓰는 리듬이 끊긴 걸 갖고 끙끙대디가 숙제같은 책들을 확 사버렸다. 올해엔 책을 다 이북으로 읽었는 데 독서리듬도 끊겨서 아예 종이책으로 4권을 사버렸다. 애들 논술 책이라 독서모임 책까지 다 읽으려면 이번달에 7권은 읽어야 한다. 그정도야 할 수 있지 뭐,

요즘 ‘나는 글을 잘쓴다.’는 낯 부끄러운 말을 여러가지 버전으로 많이 한다. 늘 ‘난 쓰레기 같은거만 써내는 주제에 자위행위를 잊지 않고있어!’ 라며 내 글에 대해선 비하만 일삼았는데, 최근엔 내 가치가 희미해 지는 느낌에 위기감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글을 잘 쓴다.’고 스스로에게 자꾸 말하면서 언령에 기대려고 한다. 주변에 피드백을 많이 받고 싶은데, 글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쉽지 않다. 그래도 글을 읽는 사람들에겐 꽤 뻔뻔하게 내미는 편이다.

글을 한편 쓰고나면 다음날 눈에 뜨자마자 기대에 벅찬다. 그래봤자 SNS에 좋아요 수를 확인 하는 것 뿐이 비루한 만족이지만. 그 만족으로도 하루는 가득 찬다. 그냥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모임에서 좀 취하고, 혼자 남아 여기저기 술을 마시며 돌아다녔는데, 있는 곳마다 내가 민폐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마 느낌 뿐만은 아닐거다. 늙은 사람 어떻게 추해지는지 이제 거의 다 알 거 같다. 한때 청춘을 떠나보내고 궁상을 졸업했다고 만족한 미소를 지은 적도 있는데, 그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결국엔 가느다란 자아를 휘청거리면서 긴 혀를 허위허위놀리는 중년이 되고야 말았다. 근데 뭐 그래도 글을 잘쓰니까 괜찮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나는 징징대면서도 굉장히 많은 일을 해내는 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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