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나쁜 버릇2026-01-04 07:26
작성자 Level 10

주관이 허락한 범주 안에서 우울은 절제된 자위일 뿐이었다. 누군가 주관을 깨트릴 때, 정확히는 스스로 주관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 감정의 핍진함이 눈을 뜬다. 욕망은 늘 가장 친근한 형태로 다가온다. 늙으면 가끔 무례를 궁극으로 인식한다. 늙어서 나는 종종 "우리 오늘 잘거에요?"라는 말을 쉽게 던졌다. 물론 대부분의 답변은 부정이었다. 상대의 존엄을 해친다는 걸 몰랐다. 그래도 대부분은 자서, 버릇만 나빠졌다. 의왕은 땅의 90%가 그린벨트고 나머지 10%는 공단이었다. 서울이 비대해진 이제와서 개발을 한다고 하지만, 공단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삭막함을 아직 밀어내진 못했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기름 냄새에는 아무래도 민주노총의 피냄새가 남다. 크리스천이지만 서울에서 여드름만큼 지겨웠던게 빨간색 십자가였다. 의왕엔 단 하나의 십자가도 보이지 않는다. 왜 여기선 구원을 외치지 않았을까? 성당하나가 의무를 다하고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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