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끝내 포기한 감정을 묘사해낸다. 당신이 진절머리치는 걸 안다. 내 글의 소재가 되고싶지 않은 걸 안다. 하지만 나는 끝내 묘사해낸다. 당신의 무책임이 내게는 질량이 된다. 당신이 무형이라고 믿었던 것을 나는 끝내 빚어낸다. 당신이 진절머리 치는걸 안다. 나는 책임없는 당신의 희망보다, 만져지는 부피에 집중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관계를 각인시킨다. 미안하지만, 내 이름은 늘 '예쁜 기억'이라는 저주로 남는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걸 빚어 내고야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