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윤세민

제목202408062025-07-02 02:46
작성자 Level 10

무제.jpg
 



지랄맞은 한 주였다.
과연 저번주가 더 지랄맞을까 이번주가 더할까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이다.

저번주 월요일엔 혼자 성남으로 운동을 갔다가 다시 마포로 병원을 가고, 그대로 마포를 좀 멤돌다가 집에 와서 오랜만에 플스를 켰다. 마지막으로 켠지 약 2년 만이었다. 무슨 바람인지 그냥 시간을 죽이고 싶었다.

화요일은 성남으로 운동을 갔다가 형들이랑 회의를 하고, 일이 있어 홍대로 갔다. 수요일엔 기혁형한테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웠다. 요즘 배울 일이 있어서 더듬더듬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우고 있다. 보노보노같은 걸 계속 만들어 내는 중이다. 디자이너였던 친구에게 웃으라고 보내줬더니 친구가’ ㅠㅠ 열심히 했어.’ 라고 답장했다. 야 피피티였으면 이런거 4초면 만들어!

목요일-금요일, 외주로 받아놓은 일을 가지고는 하기 싫고, 해야 하고, 집중 안되고, 진도 느리고, 효율 안나오고 아주 난리를 피웠다. 15만원 짜리 일을 가지고 이틀 동안 50만원 쯤 하는 유난을 떨다가 결국은 다 하고, 파일을 보냈다. 내가 15만원을 버는 사이 우리나라는 메달을 6개 쯤 딴 거같다. 피피티로 150슬라이드가 넘어가는 일이었나. 한슬라이드에 천원이라니...

토요일은 퀘사디아를 만들었고, 그리고 홍대로 가서 성수네 술집에서 혼자 술을 먹고 취하고 또 나와서 연트럴에서 혼자 술을 먹다가 잔뜩 취했다. 앉아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성수네 술집을 찾아가 주정을 약간 부리고 냉라면을 먹고 나왔다. 신도림에서 열차가 끊겨서 3만원짜리 합승택시를 잡아타고 왔다.

일요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얌전히 하루를 보냈다.

이번주 화요엘인 아버지와 동생과 캠핑을 가기로 미리부터 날짜를 잡아 놓았다. 작년부터 아버지가 같이 가자고 하셨는데 그러자고 하고는 일년이 넘게 날을 안잡고 있었다. 장마 때 통화를 하면서 장마가 그치면 꼭 가자고 날을 잡아놓았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아버지가 전화를 하시더니 삼촌들도 같이 간다고 통보해왔다. 일을 늘 이런 식으로 한다. ‘그냥 대충 이렇게 하면 다 돼~’ 라면서 자기한테 유리한 쪽으로 은근슬쩍 돌리려는 게 늘 사람을 화나게 한다. 이런 방식에 나보다 더 진절머리를 쳤던건 아버지의 전처였고, 하필 난 성깔이 그 아빠보단 엄마를 닮았다. 그럴거면 날을 따로 잡아서 어디 호텔이나 가지, 캠핑은 커녕 난 내 장비 혼자 낑낑대고 메고 가서 낑낑대고 설치하고 종일 주정이나 받아주게 생겼다.

오늘 한 일이 많다. 병원을 갔다가, 은행도 가고, 콩국수를 먹고, 고용공단에 갔다가, 집에 와서 캠핑장비를 챙겼다. 생각해보니 헤어지고 처음으로 챙기는 장비였다. 생각도 못했는데 곳곳에서 흔적이 나와 꽤 당황했다. 늘 쪼그려 앉아 혼자 오밀조밀 뭘하는 사람이었다. 장비를 꺼낼 때마다 오밀조밀 챙겨놓은 흔적들이 나왔다. 퍽 우울해졌다. 집에 있는 걸 싸그리 다 갖다버리고 마지막엔 나도 주섬주섬 그 봉투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 때문인지 아닌지 하루종일 심장이 펄럭거렸고 물풍선 같은 하루를 보냈다. 사실 아직도 그 상태다. 으~~~~~~

내일과 모레는 그 문제의 캠핑이다. 간만에 필카를 챙겨야겠다. 두 개 다 챙길까 하나만 챙길까, 음식 장은 하나도 안봐놨는데, 저녁이 되면 혼자 위스키나 쭉쭉빨고 혼자 차에서 일치감치 잠들생각이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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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랄맞은 한 주였다.
    과연 저번주가 더 지랄맞을까 이번주가 더할까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이다.

    저번주 월요일엔 혼자 성남으로 운동을 갔다가 다시 마포로 병원을 가고, 그대로 마포를 좀 멤돌다가 집에 와서 오랜만에 플스를 켰다. 마지막으로 켠지 약 2년 만이었다. 무슨 바람인지 그냥 시간을 죽이고 싶었다.

    화요일은 성남으로 운동을 갔다가 형들이랑 회의를 하고, 일이 있어 홍대로 갔다. 수요일엔 기혁형한테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웠다. 요즘 배울 일이 있어서 더듬더듬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우고 있다. 보노보노같은 걸 계속 만들어 내는 중이다. 디자이너였던 친구에게 웃으라고 보내줬더니 친구가’ ㅠㅠ 열심히 했어.’ 라고 답장했다. 야 피피티였으면 이런거 4초면 만들어!

    목요일-금요일, 외주로 받아놓은 일을 가지고는 하기 싫고, 해야 하고, 집중 안되고, 진도 느리고, 효율 안나오고 아주 난리를 피웠다. 15만원 짜리 일을 가지고 이틀 동안 50만원 쯤 하는 유난을 떨다가 결국은 다 하고, 파일을 보냈다. 내가 15만원을 버는 사이 우리나라는 메달을 6개 쯤 딴 거같다. 피피티로 150슬라이드가 넘어가는 일이었나. 한슬라이드에 천원이라니...

    토요일은 퀘사디아를 만들었고, 그리고 홍대로 가서 성수네 술집에서 혼자 술을 먹고 취하고 또 나와서 연트럴에서 혼자 술을 먹다가 잔뜩 취했다. 앉아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성수네 술집을 찾아가 주정을 약간 부리고 냉라면을 먹고 나왔다. 신도림에서 열차가 끊겨서 3만원짜리 합승택시를 잡아타고 왔다.

    일요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얌전히 하루를 보냈다.

    이번주 화요엘인 아버지와 동생과 캠핑을 가기로 미리부터 날짜를 잡아 놓았다. 작년부터 아버지가 같이 가자고 하셨는데 그러자고 하고는 일년이 넘게 날을 안잡고 있었다. 장마 때 통화를 하면서 장마가 그치면 꼭 가자고 날을 잡아놓았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아버지가 전화를 하시더니 삼촌들도 같이 간다고 통보해왔다. 일을 늘 이런 식으로 한다. ‘그냥 대충 이렇게 하면 다 돼~’ 라면서 자기한테 유리한 쪽으로 은근슬쩍 돌리려는 게 늘 사람을 화나게 한다. 이런 방식에 나보다 더 진절머리를 쳤던건 아버지의 전처였고, 하필 난 성깔이 그 아빠보단 엄마를 닮았다. 그럴거면 날을 따로 잡아서 어디 호텔이나 가지, 캠핑은 커녕 난 내 장비 혼자 낑낑대고 메고 가서 낑낑대고 설치하고 종일 주정이나 받아주게 생겼다.

    오늘 한 일이 많다. 병원을 갔다가, 은행도 가고, 콩국수를 먹고, 고용공단에 갔다가, 집에 와서 캠핑장비를 챙겼다. 생각해보니 헤어지고 처음으로 챙기는 장비였다. 생각도 못했는데 곳곳에서 흔적이 나와 꽤 당황했다. 늘 쪼그려 앉아 혼자 오밀조밀 뭘하는 사람이었다. 장비를 꺼낼 때마다 오밀조밀 챙겨놓은 흔적들이 나왔다. 퍽 우울해졌다. 집에 있는 걸 싸그리 다 갖다버리고 마지막엔 나도 주섬주섬 그 봉투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 때문인지 아닌지 하루종일 심장이 펄럭거렸고 물풍선 같은 하루를 보냈다. 사실 아직도 그 상태다. 으~~~~~~

    내일과 모레는 그 문제의 캠핑이다. 간만에 필카를 챙겨야겠다. 두 개 다 챙길까 하나만 챙길까, 음식 장은 하나도 안봐놨는데, 저녁이 되면 혼자 위스키나 쭉쭉빨고 혼자 차에서 일치감치 잠들생각이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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