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은 집에 못있는 성격이다. 어제 하루 종일 집안일을 하고 밤에는 호라이즌을 무려 7시간 동안 했다. 기계들을 잡다보니 뒤에 창이 밝아져서 깜짝 놀라서 그대로 잠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눈을 뜨자마자 어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든 사람이 많은 곳에서 쉬고 싶었다.
원래는 어디 카페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라멘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를 끌고 좋아하는 라멘집을 찾아갔다.
라멘을 먹고는 이제 진짜 카페를 가야지, 라는 생각에 평촌으로 갔다. 번화가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오디오북을 들으며 카페를 찾아 걸어 다녔는데, 그러다 보니, 걷는 게 더 괜찮아서 그대로 한시간 반 정도를 걸었다. 그리고 카페에 가서도 사실 그냥 오디오북만 듣고 인스타나 보면서 앉아있었다.
커피를 디카페인을 먹었는데, 과연 꽤 졸려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씻고 잠들었다. 대충 11시 쯤이었으니 그대로 아침까지 자면 됐을 텐데, 요상한 꿈을 꾸다가 깼다.
뭐 원래 꿈이 그렇듯 말도 안되는 내용이었는데, 꿈속에서 내가 무슨 공익광고같은 걸 보는 장면이 있었다. 지역이 낙후가 되었는지, 무슨 이유로 사람이 모두 떠난 동네에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 이야기였다. 그런데 꿈속에서 그 장면을 보고는 왠지 펑펑 울다가 깼다. 그리고 깨자마자 내가 꿈 속에서 왜 울었는지를 고민하며 메모를 했다.
지금 확인해 보니 ‘늙은 인간은 혼자를 견딜 수 있을까?’라고 썼던데, 비몽사몽 간에 써서 묘한 문장이 되었지만 사실 더 정확히는 ‘인간은 늙은 자신을 혼자 견딜 수 있을까?’ 가 아닐까 싶다.
분명히 치열하게 살았을 인생이고, 매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거고, 그 순간의 정보량으로 최선을 선택을 했을 텐데,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 혼자가 되어있을 인생이 왜인지 매정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왜 그런 꿈을 꿨지? 가만히 누워서 추리해보았는데 짐작이 가지 않았다. 다시 추리 소설이나 들으면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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