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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경숙씨 조기퇴직 사건2025-10-22 12:23
작성자 Level 10

화면 캡처 2025-10-22 211934.png
 



여성들의 연대는 말그대로 ‘연대’, ‘운동’ 혹은 ‘유난’ 등으로 불리는 데 반해 남성들의 연대는 ‘자연의 법칙’, ‘사회 구조’ 혹은 ‘원래 그런 것’ 등으로 불려왔다. 그 공고한 연대는 종종 여성으로 하여금 남성에 이득에 복속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고, 여성의 연대는 그 구조를 타파하는 곳에서 시작해야 하고, 이는 당연히 복속된 이들의 저항을 받는다. 


간통죄가 사라진 지금, 최초의 간통죄가 오직 여성에게만 적용되었다는 사실이 그리 중요한 사실은 아닐지 모른다. 1953년 박순천 의원이 이에 반기를 들어 간통남도 처벌해야 한다는 쌍벌죄를 주장할 때, 최병주 대법관은 이렇게 말했다. 


“여자만 처벌해야 한다. 여자는 남자와 생리적으로 다르고, 심리적으로 다르며, 또한 남자의 성욕과 다르다. ”


1953년 쌍벌죄는 한 표차이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 박순천 의원은 낙마했다. 그녀는 낙마시킨 것은 다름 아닌 여성들의 표였다. 그녀는 종로구에서 출마했는데, 당시 종로구의 거대한 홍등가 여성들에게 쌍벌죄는 곧 생계의 위협이 이었다. 결국 박순천 의원이 낙마하면서 그녀가 주장했던 ‘생리휴가’나 ‘낙태합법화’ 같은 법안들은 훨씬 뒤로 미뤄지거나 다른 헤게모니를 품게 됐다. 


그로부터 30년 정도 지난 1983년 4월의 어느 날 방일물산의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이경숙씨는 횡단보도에서 택시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경숙씨는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쳤고 이로 인해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사고 가해자를 상대로 퇴직연령이 55세까지 회사원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인 3천 5백 5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1심에서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846만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결혼연령이 26세부터 여성은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하며, 금액도 이경숙씨의 급여와 상관없이 ‘일반 도시 성인 여자의 평균임금인 하루 4천원만 인정’했다. 이에 여성의 전화 여성 평우회 등이 반발했다. 그리고 이경숙씨에게 무료로 변론을 해주겠다는 변호사도 나타났다. 조영래변호사였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체신부에서 전화 교환원으로 일하던 김영희씨는 82년 전기통신 업무가 한국통신으로 이관되면서 새로 정비된 인사규정에서 다른 직종의 정년 퇴직은 모두 55세인데 유독 전화교환원만 퇴직 연령이 43로 규정되어있는 것이었다. 전화교환원의 대부분은 여자였다. 김영희씨는 이에 문제제기를 했으나 이미 노조에서도 해당 인사규정을 인정한 후였다. 결국 김영희씨는 한국 통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배했다. 


두 사건은 상호 영향을 주면서 진행됐다. 86년 이경숙씨는 2심 재판에서 55세 정년을 인정 받았지만, 임금인상분과 상여금 등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결국 배상금은 1심에서 100만원 늘어난 945만원 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여성의 정년을 55세로 인정했다는 법원의 판단은 그 다음해인 88년 남녀평등 고용법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82년 부터 아직 진행중이었던 전화교환원 김영희씨의 재판은 7년이 지난 89년에 와서야 끝이 났다. 그 결과 전화 교환원의 정년이 58세로 연장됐다.

여성들의 연대는 말그대로 ‘연대’, ‘운동’ 혹은 ‘유난’ 등으로 불리는 데 반해 남성들의 연대는 ‘자연의 법칙’, ‘사회 구조’ 혹은 ‘원래 그런 것’ 등으로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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