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윤세민

제목202407012025-07-01 14:06
작성자 Level 10

1. 쓰기전 이미 취했다.
2. 돈이 또 ㅁ이너스가.
3. 취한 아저씨드링 내가 되었다.
4. 이 와중에ㅐ 키보드가 좋아서 다행이다.


1. 쓰기전에 이미 취했다. 보통은 쓰면서 취하는데, 오늘은 쓰기 전에 이미 취한상태다. 문창과를 다닐 때 취하지 못하면 시를 쓰지 못한다는 선배가 있었다. 그땐 시도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그 말을 싫어했는데, 지금 내가 그 꼴이다. 마시지 않으면 쓸 생각을 안한다.

2. 말일이다. 카드값 계산을 했는데, 지난 달과 똑같은 100만원 마이너스다. 대출도 받았으니 실은 300 만원 마이너스다. 여행도 다녀왔고, 별 경각심없이 살았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당면한 위기는 당연하지 않다. 내일 리볼빙이고 뭐고 어떻게든 돌려막아야 한다. 지난달에 돈을 빌려준 고마운 친구에게는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겠다. 이게 제일 싫다. 사실 답이 안 나오는데, 지금 취한 김에 그냥 쓰고 자는거다. 아 어떡하지...

3. 경기도의 특성일까, 밤거리의 특성일까,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들을 늘 봐왔다. 무엇이 그렇게 억울한지 아저씨들은 고래고래 잘못되었다고 외치고 있었다. 20대 초반에는 '나이 먹고 왜 저러나' 혀를 끌끌 차며 지나쳤고, 20대 후반부터는 '뭐가 저렇게 서러울까'를 고민해봤다. 30대 이후로는 '외로움이 저렇게 무서운거 구나'를 생각하며 지나쳤다.

얌전히 보내려던 한 주였다. 월요일엔 운동을 했고, 화요일엔 얌전히 집 청소를 했다. 그 와중에 재정적 위기를 느껴 예전에 일을 주던 회사에 처음으로 혹시 일거리가 없냐고 문자를 보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도 한번도 그런 문자는 보내본 적이 없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외주는 하나밖에 없는데, 나는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안하려 했는데...어쨌든 수요일에 일을 받아서 쳐냈다.

목요일엔 오랜만에 학교 선배를 만나 술을 마셨다. 내가 꽤나 과감히 제안했던 만남이었고 근 15년만의 만나는 자리였다. 어색하지 않을까 계속 걱정했는데 다행히 즐거운 자리였다. 중간부터 내가 취했는데, 내가 실수는 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선배는 실수한 거 없다고 말해주긴 했는데.. 말을 워낙 예쁘게 하는 선배라...

4월 달에 심리검사를 했는데, 눈치가 없다고 나왔다. 나는 평생 내가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잠깐만만 생각해봐도 눈치가 없는 사람은 모두 자신이 눈치가 빠르다고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비싼 검사였다 보니허튼소린 아닐거라 생각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같은 답이 나왔다. ‘너는 눈치가 없긴 하지만 불쾌하진 않아’ 후자의 예긴 빼고 들어야 한다는 눈치정도는 있다.

선배와의 자리를 파하고는 건이형을 생일 축하하는 클럽 파티에 갔다. 사실 클럽은 그냥 파티를 하는 거고 건이형의 생일은 우리끼리 축하하는 거였다. 근데 잔뜩 만취해서 도착한 내가 꽤 추태를 부렸다 보다, 사람들이 자꾸 나를 자리에 앉히려 했고 나는 저항하면서 춤을 췄는데, 아마 실수를 많이 했나보다. 나중엔 국밥을 먹고 국밥집 앞 벤치에 누워서 잠이 들었는데, 그 모습을 ㄱ형이 동영상으로 찍었다.

내가 충격을 받았던 건 그 동영상 속 모습이 내가 20대에 보았던 주정뱅이 아저씨의 모습과 똑같았다는 거였다. 늘 그들이 왜 그럴까를 궁금해 했는데, 답을 찾기 이전에 내가 그 40대가 되어 있었다. 나는 무엇이 그리 서럽고 무엇이 그리 외로웠을까?

그리고 금 토 일은 집에서 편의점 음식이나 퍼먹고, 또 받은 외주 알바를 하면서 보냈다. 꽤 외로운 3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재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4. 이 와중에 키보드의 키감이 좋은건 다행인데.. 아 진짜 어떡하지....

5. 이 와중에 꼬마돈가스를 에프에 돌리고 편의점 도시락을 렌지에 돌렸다. 이번달엔 난생 처음으로 몸무게가 70을 뚫었다. 이것도 큰 문제다.

6. 아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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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쓰기전 이미 취했다.
    2. 돈이 또 ㅁ이너스가.
    3. 취한 아저씨드링 내가 되었다.
    4. 이 와중에ㅐ 키보드가 좋아서 다행이다.


    1. 쓰기전에 이미 취했다. 보통은 쓰면서 취하는데, 오늘은 쓰기 전에 이미 취한상태다. 문창과를 다닐 때 취하지 못하면 시를 쓰지 못한다는 선배가 있었다. 그땐 시도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그 말을 싫어했는데, 지금 내가 그 꼴이다. 마시지 않으면 쓸 생각을 안한다.

    2. 말일이다. 카드값 계산을 했는데, 지난 달과 똑같은 100만원 마이너스다. 대출도 받았으니 실은 300 만원 마이너스다. 여행도 다녀왔고, 별 경각심없이 살았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당면한 위기는 당연하지 않다. 내일 리볼빙이고 뭐고 어떻게든 돌려막아야 한다. 지난달에 돈을 빌려준 고마운 친구에게는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겠다. 이게 제일 싫다. 사실 답이 안 나오는데, 지금 취한 김에 그냥 쓰고 자는거다. 아 어떡하지...

    3. 경기도의 특성일까, 밤거리의 특성일까,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들을 늘 봐왔다. 무엇이 그렇게 억울한지 아저씨들은 고래고래 잘못되었다고 외치고 있었다. 20대 초반에는 '나이 먹고 왜 저러나' 혀를 끌끌 차며 지나쳤고, 20대 후반부터는 '뭐가 저렇게 서러울까'를 고민해봤다. 30대 이후로는 '외로움이 저렇게 무서운거 구나'를 생각하며 지나쳤다.

    얌전히 보내려던 한 주였다. 월요일엔 운동을 했고, 화요일엔 얌전히 집 청소를 했다. 그 와중에 재정적 위기를 느껴 예전에 일을 주던 회사에 처음으로 혹시 일거리가 없냐고 문자를 보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도 한번도 그런 문자는 보내본 적이 없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외주는 하나밖에 없는데, 나는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안하려 했는데...어쨌든 수요일에 일을 받아서 쳐냈다.

    목요일엔 오랜만에 학교 선배를 만나 술을 마셨다. 내가 꽤나 과감히 제안했던 만남이었고 근 15년만의 만나는 자리였다. 어색하지 않을까 계속 걱정했는데 다행히 즐거운 자리였다. 중간부터 내가 취했는데, 내가 실수는 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선배는 실수한 거 없다고 말해주긴 했는데.. 말을 워낙 예쁘게 하는 선배라...

    4월 달에 심리검사를 했는데, 눈치가 없다고 나왔다. 나는 평생 내가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잠깐만만 생각해봐도 눈치가 없는 사람은 모두 자신이 눈치가 빠르다고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비싼 검사였다 보니허튼소린 아닐거라 생각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같은 답이 나왔다. ‘너는 눈치가 없긴 하지만 불쾌하진 않아’ 후자의 예긴 빼고 들어야 한다는 눈치정도는 있다.

    선배와의 자리를 파하고는 건이형을 생일 축하하는 클럽 파티에 갔다. 사실 클럽은 그냥 파티를 하는 거고 건이형의 생일은 우리끼리 축하하는 거였다. 근데 잔뜩 만취해서 도착한 내가 꽤 추태를 부렸다 보다, 사람들이 자꾸 나를 자리에 앉히려 했고 나는 저항하면서 춤을 췄는데, 아마 실수를 많이 했나보다. 나중엔 국밥을 먹고 국밥집 앞 벤치에 누워서 잠이 들었는데, 그 모습을 ㄱ형이 동영상으로 찍었다.

    내가 충격을 받았던 건 그 동영상 속 모습이 내가 20대에 보았던 주정뱅이 아저씨의 모습과 똑같았다는 거였다. 늘 그들이 왜 그럴까를 궁금해 했는데, 답을 찾기 이전에 내가 그 40대가 되어 있었다. 나는 무엇이 그리 서럽고 무엇이 그리 외로웠을까?

    그리고 금 토 일은 집에서 편의점 음식이나 퍼먹고, 또 받은 외주 알바를 하면서 보냈다. 꽤 외로운 3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재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4. 이 와중에 키보드의 키감이 좋은건 다행인데.. 아 진짜 어떡하지....

    5. 이 와중에 꼬마돈가스를 에프에 돌리고 편의점 도시락을 렌지에 돌렸다. 이번달엔 난생 처음으로 몸무게가 70을 뚫었다. 이것도 큰 문제다.

    6. 아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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