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윤세민

제목202407072025-07-01 14:10
작성자 Level 10

가난해질 줄 모르고 잡아놓았던 일정들이 거의 끝났다. 아 키보드 적응 안되네, 그리고 맛있는 걸 잔뜩 먹은 한 주였다. 지난주 일요일 밤에 잔뜩 취해 폭식을 하고서는 월요일 아침에 재빨리 일어나 운동을 갔다. 운동 후에 병원 예약, 그리고 건이형 생파까지 예정이 되어있던 바쁜 날이었다.

ㄱ형 덕분에 운동을 잘하고, 같이 마포로 이동, 병원에 갔다가 건이형 생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ㄱ형이랑 연남동을 산책했다. 예약한 식당에 가기 전에 ㄱ형이 2만 칼로리쯤 되는 디저트를 사줘서 나는 식당에 가기 전부터 배가 엄청 부른 상태였는데, 또 용케 식당에서도 4만 칼로리 쯤 꾸역꾸역 잘 먹었다.

생파를 잘 끝내고 나랑 건이형과 ㄱ형만 연트럴파트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뭔가 아쉬운 ㄱ형과 체력이 다 떨어진 건이형 그리고 흥이 올라 계속 길에서 춤을 추고 있는 내가 남았다. 나는 왜 인지 춤을 추면서 지코노래를 계속 흥얼거려서 옆에 있던 외국인들이 나중에 지코노래로 인사를 하고 갔다.

건이형은 체력이 떨어져서 힘들어 하고, 셋이 떵그러니 연트럴에서 와인을 마시다. 건이형의 제안으로 토트에 갔다. 난 이상하게 거기만 가면 크게 취한다. 비싸서 많이도 못 마시는데 왜일까. 아무튼 거기서 만취를 하고 어디갔더라, 둔촌형들네 집에 간 거 같다. 그 와중에 이번 주에 할 외주를 새로 받았다.

화요일이 느즈막히 일어나 밥을 먹고 집으로 왔다. 일을 받아놨기에 열어두긴했는데 영 피곤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걸 억지로 반 쯤하고 잤다. 그리고 수요일에도 눈뜨자마자 일을 하다가 운동을 갔다. 운동을 마치고 삼겹살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집으로 귀가, 살을 꼭 빼야하는데 빼기가 요원하다.

목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는 기분이 안좋았다. 목요일, 금요일 얌전히 일을 해서 30만원(세전)을 벌었다. 그리고 카카오 비상금 대출 300만원을 받았다. 사람이 가진 특성에 귀천은 없겠다만 돈계산을 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건 너무 불행한 특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맨날 마이너스라고 하면서 인스타보면 놀러만 다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당연히 놀러다닐 때만 인스타를 올리기 때문이다.

수요일에 운동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바버샵에서 잘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머릿속에, 아 이런 모습이 되어야겠다는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그러기 위해선 사실 살부터 빼야 한다. 아무튼 그래서 긴 머리가 아깝기도 하고 집에 저번에 쓰고 남은 파마약이 있어서 혼자 밤에 셀프펌을 했다.

의도한 세미히피펌이 나오긴 했는데, 눈이 너무 간지러워서 앞머리를 조금 친 것이 화근이었다. 그냥 배추머리 아저씨가 된 거 같기도 하고, 조금 만지면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그냥 이머리로 좀 살아보다가 잘라야겠다. 그리고 포마드를 바르고 다녀야지.

토요일엔 예정된 여행, 다같이 빠지에서 재미있게 놀려고 지형이형이 준비를 했는데, 사람들 반응이 심드렁해서 형이 좀 서운했던거 같다. 하지만 멋있는 어른은 서운하면 돈을 쓰나보다. 형이 비용의 반을 대겠다고 선언, 이러저러해서 결국 나랑 건이형 지형이형 셋이서 재밌게 놀았다. 난생처음 웨이크보드도 타고,

그리고 다같이 첼라형네 집에 모여 고기랑 술을 먹는데, 나는 작년 여행 때도 그렇고 이번 여행에도 미련하게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힘들어서 잘 놀지를 못했다. 눈앞에서 수저를 놓는 연습을 좀 해야겠다. 눈앞에 있는건 배불러도 다 먹으려 하니 원... 참 긴팔이 평양냉면을 해줬다. 여행와서 평양냉면을 하는게 가능한가..? 첼라형이 이것저것 많이 챙겨줘서 탄수화물과 소화불량 파티를 벌이고 편하게 잘 잤다.

지난 주말에 집에 위스키가 4종이나 있었는데 방금 마지막 잔을 비웠다. 확실히 요즘의 패턴은 알코홀릭에 가깝긴 하다. 돈도 없는데 술을 좀 줄여야겠다. 한 다섯시간 자고 일찍 일어나 운동을 가야한다. 직장인들이 읽으면 분노하겠지만, 백수에게 다음날 할 일이 있는 밤은 행복한 밤이다.

7월에는 집에서 근신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다음 주에는 이번달 중 일정이 가장 많은 주이다. 대충 이런 저런 귀여운 일정들이 있다. 대출을 받고 나서 주마등처럼 지난 한 달을 돌이켜 보았는데, 실직 이후에 되게 귀엽게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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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해질 줄 모르고 잡아놓았던 일정들이 거의 끝났다. 아 키보드 적응 안되네, 그리고 맛있는 걸 잔뜩 먹은 한 주였다. 지난주 일요일 밤에 잔뜩 취해 폭식을 하고서는 월요일 아침에 재빨리 일어나 운동을 갔다. 운동 후에 병원 예약, 그리고 건이형 생파까지 예정이 되어있던 바쁜 날이었다.

    ㄱ형 덕분에 운동을 잘하고, 같이 마포로 이동, 병원에 갔다가 건이형 생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ㄱ형이랑 연남동을 산책했다. 예약한 식당에 가기 전에 ㄱ형이 2만 칼로리쯤 되는 디저트를 사줘서 나는 식당에 가기 전부터 배가 엄청 부른 상태였는데, 또 용케 식당에서도 4만 칼로리 쯤 꾸역꾸역 잘 먹었다.

    생파를 잘 끝내고 나랑 건이형과 ㄱ형만 연트럴파트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뭔가 아쉬운 ㄱ형과 체력이 다 떨어진 건이형 그리고 흥이 올라 계속 길에서 춤을 추고 있는 내가 남았다. 나는 왜 인지 춤을 추면서 지코노래를 계속 흥얼거려서 옆에 있던 외국인들이 나중에 지코노래로 인사를 하고 갔다.

    건이형은 체력이 떨어져서 힘들어 하고, 셋이 떵그러니 연트럴에서 와인을 마시다. 건이형의 제안으로 토트에 갔다. 난 이상하게 거기만 가면 크게 취한다. 비싸서 많이도 못 마시는데 왜일까. 아무튼 거기서 만취를 하고 어디갔더라, 둔촌형들네 집에 간 거 같다. 그 와중에 이번 주에 할 외주를 새로 받았다.

    화요일이 느즈막히 일어나 밥을 먹고 집으로 왔다. 일을 받아놨기에 열어두긴했는데 영 피곤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걸 억지로 반 쯤하고 잤다. 그리고 수요일에도 눈뜨자마자 일을 하다가 운동을 갔다. 운동을 마치고 삼겹살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집으로 귀가, 살을 꼭 빼야하는데 빼기가 요원하다.

    목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는 기분이 안좋았다. 목요일, 금요일 얌전히 일을 해서 30만원(세전)을 벌었다. 그리고 카카오 비상금 대출 300만원을 받았다. 사람이 가진 특성에 귀천은 없겠다만 돈계산을 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건 너무 불행한 특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맨날 마이너스라고 하면서 인스타보면 놀러만 다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당연히 놀러다닐 때만 인스타를 올리기 때문이다.

    수요일에 운동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바버샵에서 잘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머릿속에, 아 이런 모습이 되어야겠다는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그러기 위해선 사실 살부터 빼야 한다. 아무튼 그래서 긴 머리가 아깝기도 하고 집에 저번에 쓰고 남은 파마약이 있어서 혼자 밤에 셀프펌을 했다.

    의도한 세미히피펌이 나오긴 했는데, 눈이 너무 간지러워서 앞머리를 조금 친 것이 화근이었다. 그냥 배추머리 아저씨가 된 거 같기도 하고, 조금 만지면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그냥 이머리로 좀 살아보다가 잘라야겠다. 그리고 포마드를 바르고 다녀야지.

    토요일엔 예정된 여행, 다같이 빠지에서 재미있게 놀려고 지형이형이 준비를 했는데, 사람들 반응이 심드렁해서 형이 좀 서운했던거 같다. 하지만 멋있는 어른은 서운하면 돈을 쓰나보다. 형이 비용의 반을 대겠다고 선언, 이러저러해서 결국 나랑 건이형 지형이형 셋이서 재밌게 놀았다. 난생처음 웨이크보드도 타고,

    그리고 다같이 첼라형네 집에 모여 고기랑 술을 먹는데, 나는 작년 여행 때도 그렇고 이번 여행에도 미련하게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힘들어서 잘 놀지를 못했다. 눈앞에서 수저를 놓는 연습을 좀 해야겠다. 눈앞에 있는건 배불러도 다 먹으려 하니 원... 참 긴팔이 평양냉면을 해줬다. 여행와서 평양냉면을 하는게 가능한가..? 첼라형이 이것저것 많이 챙겨줘서 탄수화물과 소화불량 파티를 벌이고 편하게 잘 잤다.

    지난 주말에 집에 위스키가 4종이나 있었는데 방금 마지막 잔을 비웠다. 확실히 요즘의 패턴은 알코홀릭에 가깝긴 하다. 돈도 없는데 술을 좀 줄여야겠다. 한 다섯시간 자고 일찍 일어나 운동을 가야한다. 직장인들이 읽으면 분노하겠지만, 백수에게 다음날 할 일이 있는 밤은 행복한 밤이다.

    7월에는 집에서 근신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다음 주에는 이번달 중 일정이 가장 많은 주이다. 대충 이런 저런 귀여운 일정들이 있다. 대출을 받고 나서 주마등처럼 지난 한 달을 돌이켜 보았는데, 실직 이후에 되게 귀엽게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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