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제목202407042025-07-01 14:08
작성자 Level 10

까미유 끌로델의 ‘탱고’라는 작품을 좋아한다. 무너질 듯 위태로우면서도 완전한 순간을 담아 낸 것이 눈에 들어와서 처음 (물론 사진으로만) 보자마자 마음을 뺏겼던 작품이다.

알리에서 한창 쓸데없는 것들을 사느라 몰두해 있을 때, ‘스마트휴지걸이’ 같은 걸 무시하면서 스크롤을 내리다 ‘생각하는 사람’의 플라스틱 피규어가 있는 걸 보았다. ‘그럼 혹시 탱고의 피규어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 피규어는 없고 의외로 까미유끌로델의 전시 포스터가 있었다.

조각보다는 로댕의 연인으로 더 유명했으며, 로댕과 결별한 이후에는 주목받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살았다. 1차 대전이 발발한 이후에는 30년 간 정신병원의 수감되어 말년을 맞았으며 사망하고 나서는 무연고자로 처리되어 공동매장처에 묻혔다.

남동생의 손녀가 1984년에 전기를 책으로 발간하면서 그녀의 삶과 작품이 다시 주목받았고, 그 해에 파리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이 포스터는 그 회고전의 포스터다.

그녀가 평생 떼고 싶었던, 로뎅의 뮤즈라는 치욕적인 수사가 여전히 포스터에 붙어있다는 게 처음 보자마자 눈에 불쑥 띄었지만 보다보니 이 모순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내가 태어난 1984년도에 열린 전시라는 점도,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포스터다. 다만 포스터의 조각이 ‘사쿤탈라’가 아니라 ‘탱고’ 였으면 더 좋았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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