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윤세민 20251007

1. 돈이 없다. 연휴 때문인지 금융관련 일정들이 연휴직전 하루에 모두 몰려왔다. 월급, 카드값, 그리고 전세대출 연장 건이었다. 세 건 모두 문제가 있었다. 먼저 월급은 너무 적은게 문제였고, 카드값은 또 월급보다 많다는 게 문제였다. 전세대출 건은 다소 복잡한 게, 내 전세금은 80%의 디딤돌대출, 그리고 20%의 은행 신용대출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금리가 너무 올라서 내가 보증금 20%을 LH에서 빼서 은행에 신용대출을 갚아버렸다. 즉 지금 내 보증금은 100% 전세대출인 셈이다. 그땐 4대보험을 받는 직장도 있었고, 2000만원 정도야 통장에 있었으며, 또 신용대출로 2000만원 쯤은 언제든 받을 수 있었던 때라서 (실제로 받아서 차를 샀다.) 그게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해버린 행동인데, 이후로 내 삶은 크게 드리프트하여 지금은 300만원 대출도 못받고 빚만 1000만 원이 쌓여있는 삶이 되었다. 즉. 은행에서 이를 이유로 연장을 거절하면 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카드값도 큰 문제다 일을 하고 있기는 한데,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한달도 빠짐없이 마이너스다. 즉나는 카드값을 값기위해 계속 대출을 받아왔다. 카카오와 토스의 비상금대출, 사인간 채우까지 끌어쓰다가. 이번엔 아무곳에서도 대출이 안나와 청약통잠을 담보로 소액대출을 받았다. 처음으로 눈 앞에 캄캄했다.
사실 나는 평생 돈걱정을 하면서도 돈걱정을 안하고 산 사람이다. 내가 늘 걱정하는 건 내 행복이었지 돈은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돈은 언제나 없었고, 없어도 앵간히는 사니까 행복에 지장을 주는 요소는 아니었는데 40이 넘으니까 이게 조금씩 조금씩 우선순위로 치고 올라온다. 일도 그렇다. 일이 돈이 되던가 재미가 있던가 해야 하는데 지금 일은 둘 다 안되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을까? 당장 대출이 여섯건인데 그럴 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오전알바나 야간알바를 슬적 알아보고 있다. 연휴기간 동안의 단기알바도 찾아봤는데 부모님에게 드릴 말씀이 없어서 결국 포기, 퇴근 후 편의점 야간알바나. 아니면 오전 오픈알바등을 좀 알아보다가, 어쩐지 맥이 풀렸다.
카드내역서를 모조리 GPT에 업로드 한 뒤 지출 분석을 해달라고 해서 한동안 씨름을 했다. 고정지출을 제외하고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지출이 쿠팡이었다. 그래서 쿠팡에 들어가 주문 내역을 살펴봤다. 세제, 물, 치약, 칫솔 등등이었다. 요즘 난 학원에서 주는 밥 빼고는 밥도 안먹고, 대신 하루 만원 꼴로 술을 마시는 걸로 갈음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돈이 새고 있는 건지, GPT와 함께 고민해봐도 알수 없었다. 어쩔수 없다 그래도 일단은 소비를 더 줄여보는 수밖에, 그래도 안되면 정말 겨울에 알바를 하나 찾아서 해야지,
2. 루틴과 재미, 비상등이 켜진 경제사정과는 별개로 올해 내게 가장 큰 문제는 사는게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루틴도 짜보고, 글도 열심히 써보고, 술도 마셔보고, 또 이런 저런 신나는 모험도 몇번 시도해봤는데, 그게 남은 결신이 없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홈페이지를 만들고 잡문을 몇 편 써서 업로드했다는 부분이다. 난 사는게 재미만 있다면 돈이 알아서 따라온다는 미신을 믿는 편인데, (물론 한번도 돈이 따라온 적은 없다.) 지금은 아무것도 따라오지 않는다. 무슨 그렇게 큰 재미를 내가 바라고 살까? 고민을 몇 달 동안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연애와 연애감정 속에서 오는 안정밖에 없다. 난 워낙 그게 중요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아뿔싸, 나이가 40이 넘어버리고 하필 올해 최대의 키워드가 ‘영포티’이다 보니 섣불리 움직일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 아니 섣불리 움직여 연인을 만나면 돈은 있냐고? 결국 고민들이 뱅글뱅글 돌면서 하나의 점을 이루며 변기통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3. 삶이 치열한 건 너보다 잘 알고 있다. 실제 너는 나보다 못 놀았을 뿐 나보다 많은 일을 하거나 나보다 많은 빚을 갚진 않았다. 다만 우린 서로 이상이 다르다. 이 삶에서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늘 나는 생을 전부 던지지 못한다. 한구석 틈은 만들어놔야 거기서 정액이든 문장이든 비집고 나올거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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