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주기를 빼먹었더니 뭘 쓰기가 아득하다. 늘 기억이 안나서 간단하게 일기라고 써야겠다고 해놓고는 하루도 쓰질 않았네, 빼먹지 말고 써야지 안그러면 금방 리듬을 놓칠거 같다.
여기까지 쓰고 밥을 먹고 잠깐 누워있는다는게 3시간을 넘게 잤다. 참 몸뚱아리가 번거롭다. 일좀 할라치면 배고프다고 난리고 멕여 놓으면 졸립다고 난리고, 서있으면 앉겠다고 앉으면 눕겠다고 난리다. 20대엔 성욕이 참 번거로웠는데, 40대가 되니까 피로가 번거롭다. 그렇다고 성욕이 없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바쁘게 놀러다니고, 운전을 많이하고, 다소 잠이 모자란 2주였다.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예쁜 까페를 다니고, 이자카야를 가고, 인공폭포를 보고, 사주도 봤다.
그러는 와중에 몇가지 외주를 했고, 알바도 했다. 지지난주 일요일엔 동대문구에서 하는 맥주축제를 다녀왔는데 동네 주민들 모여있는 축제에 왠 DJ 타임이 있다고 하더니 Schedule 1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라인업은 15~20년 전 클럽노래들… 하긴 이 노래들은 지금 클럽에 가도 나오긴 한다.
월요일 화요일엔 인천으로 행사 알바를 다녀왔다. 여행타입을 알아보고 경품으로 가방을 주는 부스를 맡았는데, 가방이 인기가 있어서 금방 운영이 끝났다. 그 와중에 행사장에 인생네컷이 있어서 혼자 7번 정도를 찍었다.
이번주엔 예쁜까페를 많이 다녔다. 커피의 맛으로 승부하는 곳도 있고, 인테리어로 승부하는 곳들도 있었고, 디저트로 승부하는 곳도 있었는데, 늘 인상적인 건 여기에 투자된 이 돈을 어떻게 메꾸는가가 아득해 보인다는 거였다. 쉬워 보여서 아무나 뛰어든다는 게 까페라는데, 어떤 까페든 도무지 쉬워 보이지도 않았고, 아무나 뛰어든 것 같지도 않았다. 음식은 더하겠지?
이번달 부터 화/목 아침 7시 수영을 등록했다. 화요일이 첫날이었는데 인천에서 알바를 하느라 못갔고, 목요일에 무사히 첫 수영을 다녀왔다. 접영 25m 가능 반에 들어갔는데, 처음부터 자유영 100m를 시켜서 꽤 헐떡이면서 따라갔다. 아직은 한번 50m가 한계다.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간 탓일까? 수건이 있는 줄 알고 안가져 갔는데, 개인이 가져오는 거라고해서 그냥 젖은 몸으로 옷을 입어버렸다. 어차피 바로 차로 갈건데 뭐….
수/목 번거로운 외주를 하나 쳐내고, 친구를 만났다가 잠깐 올림픽 공원을 산책했는다. 어디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혁오가 공연중이었다. 공연이 대충 막바지였는지, TOMBOY가 공연장 밖으로 새어나와 울려퍼졌다. ‘젊은 우리~’가 울려퍼지는 사이를 동네 주민들이 심드렁하게 산책하고 있는 독특한 광경이었다. 하긴 나야 좋아하는 노래라서 감격스러웠지만, 노즈워크에 바쁜 푸들에게도 감동을 바라면 안되겠지
금요일엔 친구와 사주를 보러갔다. 내가 요즘 사주가 보고싶다고 좀 징징거렸더니 친구가 데려가줬는데 태어난 시를 잘못 알고 갔다. 나는 오후 4시로 알고 갔는데, 늦게 답장한 어머니의 말로는 8:40분에 태어났단다. 그래서인지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 뻘에서 낙지를 잡는 어부를 추천 받았다.
한 15년 전에도 등떠밀려 한번 사주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강사가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고 이번에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 또 인상 깊은 건, 퇴직을 했다고 하니까 꽤 곤란하다는 듯 43세 까지는 붙어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니 이미 잘렸는데 어떡해요… 참 나중에 용덕이형이 챗GPT로 내 사주를 봐주기도 했다. 도화살이 있다고 나왔는데…
토요일엔 용덕이형네 까페로 가서 커피를 배웠다. 사정이 있어 까페 일을 좀 배워야 한다. 그래봤자, 아메리카노랑 라떼, 카푸치노 정도 배웠는데 형 말로는 이 정도면 메뉴는 다 할 수 있다고 한다. 라떼 거품내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그리고 나서 간만에 성남 산책을 좀 했다. 역시 나는 다운타운을 산책해야 한다. 쩝
아무래도 퇴직을 하고 적이 없어진지가 몇개월 되어서 그런가 요즘엔 내가 뭘 하는 사람인가를 종종 생각한다. 아니 정확히는 ‘뭘 할수 있는 사람인가’ 인데, 따지고 보면 아무거나 다 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현실적이라면 해왔던 걸 하는 사람이어야 할텐데, 해왔던 일은 요원하고, 아무거나 라는 말도 막막하다. 사실 능력의 문제라기보단 정체성의 문제다. 슬슬 불안감이 올라오려나 보다. 반년을 아무 생각없이 놀려고 했는데 일단 3개월은 카드값때문에 실패했고, 남은 3개월도 실패할 것 같다. 하긴 쉬울리가 없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