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물 이후 2주가 흘렀다. 분명 한 주가 흐른 시점에서 써야지 써야지 했는데 그러는 사이 한 주가 또 흘렀다.
올 여름만 해도 공사가 다 망했었는데, 몇 개월 흘렀다고 지금은 공사가 다망해서 정신이 없다. 바쁘게 일을 하고, 바쁘게 연애를 하고, 또 바쁘게 청소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어쩐지 그러느라 마음속에 감정을 쌓을 시간이 좀 없나 싶기도 하다.
바쁘긴한데 돈버는 일은 아니고 그와는 별개로 구직활동도 해야 한다. 일단은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인증을 해야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내년부터 먹고살 방법이 없기도 하다. 진짜로 돈 벌 궁리를 하긴 해야 한다. 어디 들어가서 월급을 받는 거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긴 한데, 20대에 구직을 하는 와중에 좌절을 너무 많이 해서 아직도 들춰보기도 싫은 상태다. 그때 이상한 회사와 하기 싫은 일을 너무 많이 만나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도 고민이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추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아니 난 대체 어떻게 살아온거지?
마흔 살에 경력도 없이 구직이라… 듣기만 해도 답답한 소리인데, 그래서 오히려 걱정이 없는건가 싶기도 하다. 진짜 생각해봤자 답답하기만 해서 아예 생각을 안하려하는건가싶다. 요즘 난 마지노선도 긋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발등이 노릇하게 튀겨지면 그땐 또 생각이 다르겠지
얼마전 인스타를 뒤적이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손에 쥔 걸 놓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봤는데 문득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큰 맘먹고 생활을 유지시켜주는 일들을 좀 놔야하나 싶은 생각을 했다. 그러면 보드를 그만 써야하는데.. 그러기엔 제 월 고정기출이 넘나 많은걸요… 근데 보드는 쓸 때마다 스스로 너무 불행하긴 하다.
돈을 펑펑쓰고 있다. 사실 내가 펑펑쓰고 있다고 느끼지는 못하는데, 카드값을 볼 때마다. ‘아니 내가 이 돈을 썼다고!?’ 하면서 매달 놀라고 있다. 카드값을 보면서 놀라는거야 20년째 하고 있는 일이긴 한데, 요즘엔 특히나 놀랍다. 버는 돈은 없는데 쓰는 돈을 보면 성공한 사람같다.
지출관리를 좀 해야 하는데, 일기와 가계부를 쓰는 일은 여전히 요원하다. 하루를 마무리 하는 개념으로 쓰면 좋을텐데, 몇 주를 실패하다보니 내 하루는 좀처럼 마무리 되지 않는다는걸 알았다. 실제로 나는 하루를 마무리하지 않고, 일과를 진행하는 중에 문득 잠이 든다. 생각해보니 평생을 이렇게 살았다. 잠을 잘 못 자는게 그때문인가? 과연 그래서 자꾸 자는 약을 먹는 타이밍을 놓친다.
요즘은 특히 즉흥적으로 살다보니 생활에 루틴을 좀 집어 넣을 궁리를 해야한다. 운동이라던가 카공이라던가를 좀 집어 넣어서 성과가 있는 하루를 좀 늘려가야 한다. 나는 게으른 주제에 성과없이 하루를 보내는 걸 굉장히 괴로워한다.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인 것도 10년 째다, 요즘엔 그나마 독서모임 덕분에 그래도 한 달에 한 권 씩은 읽는다. 다음 주제는 테드 창이다. 평생 소문만 들었던 테드 창을 드디어 읽게되는구만, 전자책으로 사서 봐야지. 아 이번 주엔 한강의 <소년이 온다>도 빌려서 읽고 있다. 행복하려면 책을 더 꾸준히 읽어야 한다. 술은 좀 줄이고…
…이렇게 만날 다짐하는게 싫어서 일기를 안쓰는거다… 흥
쉬는 것도 바빠 세차도 못하고 겨울을 맞았다. 왁스 좀 올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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